"이쪽으로 오세요!"운동장 한편에서 학교 건물로 들어가려는 순간 강당 앞에서 누군가가 불렀다. 박순걸(53) 밀양 밀주초등학교 교감이다. 지난 5일 오후 박 교감은 학생들이 토마토와 상추 등을 심어볼 텃밭을 일구고 있었다. 자연스레 텃밭 옆 평상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다.박 교감은 최근 (316쪽·교육과실천)을 펴냈다. 2018년 처음 발간한 (에듀니티)에 이은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280쪽·교육과실천) 개정판도 이달 중순에 나온다.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지난 1일 간부공무원
창원 구암중학교 졸업생들이 '국외진로체험학습'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책으로 펴냈다. (255쪽)는 이달부터 온라인 책 판매 사이트에서도 살 수 있다. 제작 비용이 들지 않고 전자책으로 낼 수 있는 자가출판플랫폼 '부크크(Bookk)'에서 발간한 책이다.특히 수익은 학교에 기부해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기로 했다. 지난 23일 구암중 도서실에서 김지환·손민아·정민정(구암고 1학년) 학생, 박서영(무학여고 1학년) 학생, 임지영 지도교사를 만났다.지난해 8월 교육부 통합학교(구암중-
창원 용남초등학교 4학년 한 교실. 이곳에는 휴지와 물티슈가 없다. 대신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온 마른걸레가 교실 뒤편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그 옆에는 , 등 환경교육 책이 꽂혀 있고, 컵라면에 들어가는 야자나무 팜유 추출로 오랑우탄과 같은 동물의 집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붙어 있다.이 교실 담임교사는 (시대인·296쪽)를 펴낸 임성화(44) 교사다. 지난 14일 오후 이 교
3월 벚꽃이 피면, 바빠지는 사람 중 한 명. 장달권(35)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겐쇼심야라멘’ 대표다. 8일 만난 장 대표는 벚꽃 시즌에 대비해 직원을 늘리고, 메뉴 구성, 접객 시스템을 손질한다고 했다. 2018년 경화역 입구에서 포장마차로 시작한 가게는 이듬해 지금 가게로 옮겨서 자리 잡았다.◇“장사가 재밌었어요”= “나고 자란 곳이 진해 경화동이에요. 어려서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제가 벌어서 집세를 내야 할 정도였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급식비를 지원받으려고 급식 도우미도
시골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는 오래됐다. 심지어 지역에 아이 한 명이 태어날 때 어르신 30명이 돌아가신다는 자조적인 소리도 새삼스럽지 않다.그런 상황이 안타까워 산청으로 귀농한 예비부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최현준(32)·강동희(30) 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지난해 5월 산청군 생초면으로 귀농했다.귀농 후 지난해 12월까지 시설하우스를 만들었고 최근 처음으로 깻잎을 수확했다. 생애 첫 농사였고 첫 수확이었으니 기쁨도 컸을 것 같다.최 씨는 경북 구미시의 한 회사에서 자동화 설비 관련업에 종사하다 귀농을 결심했다고 한다
2018년 12월 31일 출범한 김해인물연구회는 김해 출신 가운데 귀감이 될 인물과 역사에 부끄러운 인물들을 찾아내는 활동을 한다. 그들의 삶을 정리해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있다. 2020년 첫 책 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권이 나왔다. 여기 기록된 지역 인물만 52명이다. 연구회는 최근 고 김오랑 중령의 아내 고 백영옥 씨의 자전 에세이 를 출간했다. 1988년 초판이 나왔지만, 배포되지 못했다가 연구회 덕분에 3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재출간을 주
김호상(53) 마산대학교 복싱부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김 감독은 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선수단을 이끌 예정이다.김 감독은 창원 내서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1년 복싱에 입문했다. 이후 창원중-경남체고-경남대를 거치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1989년부터는 짧게 국가대표를 경험한 바 있다.1992년 창원 양덕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전국소년체전에서 3년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지도한 김형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지난해 10월 대하소설 을 낸 김동민(68) 소설가는 지난 20여 년간 강박적일 정도로 이야기 속에 묻혀 살았다. 그는 한순간도 이야기를 떨칠 수 없었다. 진주 남강을 걸을 때면 그곳에 있던 바위가 등장인물 얼굴처럼 보였다. 낮 동안 집필하며 말끔히 풀지 못한 장면은 꿈속에까지 나왔다. 탈고 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어디 앉았다가도 다음 이야기가 생각나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잠시 뒤에서야 '아, 탈고했지' 하며 털썩 주저앉았다.대하소설 은 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200자 원고지 3만 2000장
올해 창원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김민준(15)은 주짓수 유망주다. 어려서부터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이었다. 태권도, 합기도, 복싱 등 다양한 종목을 했고, 무슨 운동이든 남들보다 빠르게 체득했다.“어릴 때 빙상장을 갔는데 코치가 운동을 시키지 않겠느냐고 권유했어요. 당시에는 아이에게 운동을 시킬 생각이 전혀 없어서 거절했죠. 그런데 결국은 본인이 좋아서 운동으로 가더라고요. 운동을 할 운명이었나 봐요.”어머니 박수행 씨의 말이다. 김민준은 유튜브를 보고 중학교 1학년 때 주짓수에 입문했다. 암바를 포함한 다양한 서브미션이 그의 눈길을
다문화교육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 있는 학생들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주류 문화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사회 적응을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경남에서 전체 3.72%, 학생 36만 2169명 중 1만 3465명(지난해 기준)이 다문화 학생이었습니다. 이 비율은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양산시 소주동에 있는 백동초등학교(교장 강창대)도 전교생이 줄고 있지만, 다문화 학생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규모가 큰 소주공단이 있어 이주노동자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백동초교는 다문
경남도민일보는 BNK경남은행·경남교육청과 함께 매년 '청소년 드림스타'를 만나고 있습니다. 재능있고 자기 꿈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기획인데, 7년이나 됐습니다. 지난해에도 '청소년 드림스타' 10명을 만났습니다. 이들에게는 경남은행 후원금과 일반 후원금을 합쳐 3081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기획을 시작한 2017년 2월부터 따져보면 청소년 6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누적 후원금이 2억 5790만 741원입니다. 연말이나 새해 초에는 한 해 동안 소개한 청소년들의 이후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2023년 만났던 '청
이성옥(63)·남주형(36)씨는 요즘 보기 드문 '모자(母子) 가위손'이다. 모자는 창원시 성산구 성원아파트 '주상가'에서 이성옥헤어갤러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미용실에서는 서로 "원장님!", "부원장님!"이라 부른다.경북 영주가 고향인 이성옥 원장은 1985년 가음정동에서 미용실 개업을 시작으로 진해 롯데마트, 성원주상가 등에서 40년 가까이 지역 주민들의 머리를 매만지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동네 사랑방 같기도, '절' 같기도 = "오시는 분들 머리를 만질 때마다 황홀해집니다. 손님과 마음을 맞추면서 작품을 만들고, 손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길을 내고 꽃을 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가꾼 길 위에서는 무너진 공동체가 조금은 회복된 듯하다. 이곳에서는 오가며 눈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안부를 묻는 일이 평범한 일상이다.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 산호천 산책로는 6개월 새 다른 길이 됐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좁았던 길은 두세 명은 거뜬히 다닐 수 있게 됐고, 양옆으로는 봄이 되면 활짝 피어날 꽃들이 심겨 있다. 모두 인근 주민들이 만들어낸 변화다.이들은 지난여름부터 최근까지 아무렇게나 박힌 돌멩이를 골라내고 산책로를 뒤덮은
국립진주박물관 특별전 시리즈는 김명훈 학예연구사가 주도해 왔다. 김 연구사는 5년간 진주박물관 근무를 마치고 지난 15일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주를 떠나기 며칠 전 김 연구사를 만나 전시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 기획은 어떻게 시작됐나."국립진주박물관은 진주성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에 오래전부터 임진왜란 특화 박물관으로 역할 해 왔다. 2018년부터는 조선시대 전란외교 쪽으로 브랜드 확장을 도모해 무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가 발간됐고 연장선상에서 기획도 나
경남도교육청은 학교-마을 협력수업을 지원하고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고자 7년간 시군에서 행복교육지구와 행복마을학교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경남도의회와 보수단체는 이를 줄곧 비난했습니다. 도교육청은 쇄신 방안 중 하나로 행복교육지구를 미래교육지구로 이름을 바꾸며 '미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도의회는 미래교육지구 본예산 59억 원 정도 중 10억여 원을 깎으며 올 상반기 쇄신 결과를 검증해 추가경정예산 반영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습니다. 미래교육지구와 행복마을학교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9개 행
300년을 이어온 남해안별신굿을 최초로 담은 앨범 이 세상에 나왔다. 남해안별신굿은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로 지정된 우리 지역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현재 통영에서 활동하는 정영만(67) 선생이 예능보유자다. 지난 16일 통영예능전수관에서 정영만 선생을 만나 대를 이으며 지켜온 굿과 그의 삶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별신굿은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는 굿을 말한다. 남해안별신굿 하면 거제·통영·남해를 중심으로 매년 음력 정월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마을 제의다. 부산, 전라도 여수 같은 남해안 지역에서도
청소년마다 진학하거나 진로를 정하는 모습은 한결같이 특별하고 다양하다. 창원시에 사는 이이나(15) 학생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이나 학생은 여학생으로서 보기 드물게 기계공업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하고 합격했다. 지난 12일 오후 창원 용호동 한 카페에서 이나 학생을 만나 사연을 들어봤다.이나 학생은 다음 달 경원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후 3월 창원기계공업고로 입학한다.창원기계공업고는 올해 처음으로 2개 학급 40명 규모로 반도체전자과를 신설한다. 앞서 창원기계공고는 교육부 '2023년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신산
밀양시 내이동에 있는 밀성제일고가 겹경사를 맞았습니다. 2023년도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선발시험에서 3학년 4명이 최종 합격을 통보받았습니다. 또 MG새마을금고 신입직원 공개채용, 경남교육청 교육공무직(교육행정) 채용 등에서도 각각 1명이 합격했습니다. 특히 새마을금고 공채는 고졸 제한이 아니라 대졸자와도 경쟁하는 '학력 무관' 전형으로, 서류전형과 NCS(국가직무능력표준) 필기전형을 거쳐 최종 면접 8 대 1 경쟁률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모든 합격자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비교적 최근 합격 소식을 들은
경남장애인체육회 탁구팀 주영대(50)는 올해 전국장애인체전은 물론 아시안게임을 포함한 여러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는 늘 “운이 따랐다”며 겸손해했다. 다만, 그만큼 부단한 노력을 했다는 자부심은 누구보다 높다.◇제2의 인생 열어준 탁구 = 주영대는 1994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어려서부터 축구, 핸드볼, 테니스를 했고 경상국립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할 만큼 운동신경이 좋았다. 그런 그였기에 장애를 인정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사고 후 3년 동안은 집에만 머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도 그럴
2023년 교육계를 돌아보면 '교권' 이야기는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교권이 무너진 현실은 낱낱이 드러났고, 법·제도 변화와 함께 이제 교육은 큰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교육부는 올해를 '교권 회복의 원년'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이세영(23) 씨 또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영 씨는 올 8월 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라는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졸업 직후인 지난 9월 4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열린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문화제'에서는 예비교사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