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남성이 스토킹 범죄를 신고하고자 경찰서에 와 있다. 그런데 그는 범죄피해가 심각해진 지경에 이르기까지 6개월 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신고를 하는 와중에도 결정적인 피해를 알리지 않고 스토커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 당신은 이 남성의 신고의 진실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사람들은 이 같은 '진실공방' 속에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깨끗한 증명'을 요구한다. 사람들은 쉽게 '중립기어'를 외치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되면 피해자와 '무고죄'라는 명목으로 가해자의 위치를 뒤집어버리는 극단적인
오늘따라 내 고향 남쪽 바다가 그리운 날이다.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를 들으면서 향수가 밀려온다. 특히 김재호가 쓴 노랫말은 우리 시대 삶의 한 표현이다. 어머니를 그리듯, 한 시대를 회고하는 가슴에 파동을 일으키는 글이 아닌가?마산에서 초등부터 마산교육대학까지 살았다. 잠시 시골 학교 선생 노릇 5년 후에는 다시 마산제일여중 선생 노릇 하면서 쉰일곱 살까지 살았다. 창녕 영산 외가에서 보낸 5년을 제외하면 50여 년을 마산역 앞과 교원·구암·자산동 한우아파트를 끝으로 창녕 우포늪으로 돌아왔으니, 가장 긴 세월을 마산만을 바라보며
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고령화, 저출생, 산업구조 개편 등 대내외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국가보훈 정책 역시 환경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국가보훈 대상자들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으며, 사회복지제도보다 먼저 발전해 온 국가보훈 정책과 제도가 현실에서는 사회복지제도와 유사하거나 뒤처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실제로 몸이 불편한 고령의 노인이 민원 업무를 보고자 경남도청을 방문했으나 주차공간이 없어 청사 밖에 주차하고 멀리서부터 걸어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국가보훈부에서는 이러한 주차문제 해결과 함께 국가유공자들을 일상에서 존중하고 예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사는 동안 각종 사고와 병고를 포함한 삶의 풍파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고 평안하기를 바라며 풍족한 생활을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한 삶에는 나름의 조건이 있다. 바로 복(福)과 덕(德)이다.복이란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자신만의 삶 속에 지니는 것이다. 복이란 보통 에 기록된 오복(五福)을 뜻한다. 첫 번째 복은 수복(壽福)이며 오래 사는 복을 의미한다. 두 번째 복은 부복(富福)인데 재물이 넉넉하고 부유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복은 강녕
/서동진 기자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문을 닫는다. 본사에서 비밀리에 폐점을 결정했는데 지역 사회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600여 명이다. 본사 소속 50여 명은 다른 지점에 배치된다고 해도 나머지 입점 업체 점원 등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백화점 측에서는 일자리 상담부스를 마련해 재취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만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행정이 나서서 백화점 측을 압박하고 또 같이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무엇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지역사회가 받는 충격이다. 벌써 백화점 폐점으로 마산지역
지난 2월 1일 국회는 원자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 조정교부금을 통해 발전소 주변지역에도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을 개정하였다. 전체 예산의 20%를 원전 소재지(기초지자체)가 아닌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에 포함된 광역지자체에 배분토록 하는 조치이다. 전국 23개 기초지자체가 여기에 해당하지만, 양산시를 비롯해 강원 삼척, 전북 부안과 고창, 대전 유성구는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원전이 위치한 광역지자체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원전과 더 가까이 있지만 광역지자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원전교부금 예산을 받지 못할 황당한
새 학기를 시작하고 두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완연한 봄날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기대와 설렘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3∼5월은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이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2017∼2021년 5년간 만 12세 미만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모두 2487건이며 이 가운데 어린이 22명이 사망하고 2588명이 다쳤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를 집중적으로 예방하려면 가장 먼저 학교 주변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진입 전부터 미리
평소 인디음악을 즐겨 듣는다. 신곡이나 새 앨범을 거의 다 들어보는 편이니 꽤 적극적이라 할 수 있다. 인디음악은 장르가 다양해서 좋다. 음악가가 그냥 자기식대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분 내키는 대로 어울리는 가수나 노래를 골라 들으면 된다.EBS 음악방송 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지난 1일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을 공개했다. 이 방송은 유명세를 떠나 오직 좋은 음악으로만 관객을 만나 왔다. 대중음악 전문가 11인이 참여한 이번 명반 선정도 기준은 '오직 음악성'이다. 2004년 1월 1일부
지난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또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식물정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는데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지 각론(各論)이 없다.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대패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당의 정치력 부재로 보인다.그 사례로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과 관련하여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막아 '친윤' 김기현 의원을 당선시키고자
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가 있다. 우리 사무실 건물에서 일하는 몇몇 요즘 것들을 볼 때마다 그렇다. 이들의 특징은 어떤 경우에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도 일 년을 넘게 마주치는 사이면 눈인사라도 할 만하건만 가벼운 목례조차 생략한다. 이들은 또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지 않는다.마음이 바쁜 출퇴근 시간. 엘리베이터가 2층에 있든 9층에 있든 개의치 않는다. 덮어놓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다 누르고 본다. 자신들의 행동이
창원상공회의소가 지난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에 철도산업 경쟁력 향상과 교통인프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철도차량 입찰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철도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며 기술집약형 산업으로서 기술 및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대규모로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산업이다. 또 많은 연관 산업과 이어져 있고 국제경쟁력도 중요하다. 경남에는 현대로템을 포함해 관련 기업 대부분이 몰려있고, 5700여 명의 철도차량 제조업 노동자 중 60%가 일하고 있다.그런데 세계 각국이 철도산업 기술·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국가적 지원을 하는
흔히 큰 행사나 출퇴근 때 자원봉사 하는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을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교통문화에서 매우 친근한 존재가 되었는데 경남모범운전자회 자원봉사 횟수가 매년 4900회에 이른다. 이들은 많을 때는 하루 7~8시간 봉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며 장비를 구매하는 데도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한다. 개인택시에 대한 선호도와 매력도 떨어지면서 사람도 줄고 일하는 이들 연령층도 노령화되었다.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봉사를 요구하는 것을 이제는 지양할 때가 된 것이다. 아무리 봉사라 해도
"여기 단상이 왜 이렇게 높아?"지난 19일 밀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도민체전 개회식에서 김오영 경남체육회장이 한 말이다. 김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줄곧 높은 단상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전국체전 출정식을 비대면 영상으로 진행해 선수단이 마무리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을 모아놓고 권력자인 자신이 빛나기보다 대회 주역들 편의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단상 높이를 낮추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 내빈이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기보다 진정한 주인공인 참가자들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더
결혼 3년쯤 되던 해에 중국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본사로 발령받게 되면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보통 이주민처럼 언어 장벽을 넘고자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이방인으로서 정서 차이로 발생하는 좌충우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보다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욕심에 여러 유명 인문학 강사의 강의를 찾아서 들었습니다. 배울수록 한국의 표면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 살면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어느새 여기에 뿌리를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무렵 다문화
남강의 봄밤은 한없이 부드럽다. 강물 소리는 까만 밤을 에워싸고, 강변 따라 수십 가지 색실로 수놓은 꽃 융단을 끼고 걷노라면 화초 내음이 만든 농밀한 밤 공기가 부드럽게 스며든다. 그러나 5년 전 4월의 봄밤에 일어난 사건은 소생의 계절이 무색하게도 온 진주를 동토(凍土)로 만들어 버렸다.2019년 4월 17일, 참혹한 아침이었다. 간밤에 들려온 뉴스는 모두의 귀를 의심케 하였다. 자신의 아파트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다음 계단으로 탈출하는 이웃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친 '안인득 사건'이다.안인득은
꽃집, 빵집, 미용실, 의원, 식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적어도 하나씩은 있는 동네 가게들이지요.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한 지 3년째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가게가 많고 아는 이웃도 별로 없다 보니, 어떤 곳이든 처음 가보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먼저 가본 분들이 남긴 평을 살펴봅니다. 평점이 높거나 좋은 리뷰가 많은 곳에 먼저 가고, 그렇지 않은 곳은 나중으로 미뤄 둡니다.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거지요. 예전 동네 사람들 입소문을 요즘은 인터넷 동네 커뮤니티나 지도앱이 대신하는 셈입니다. 판매하는 상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이틀 뒤인 4월 12일 홍태용(국민의힘) 김해시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해시 기호(#) 뒤에는 낙관주의, 비관주의, 역사, 불변, 균형, 조화 등을 핵심 단어로 제시했다.홍 시장은 이 글에서 "최근 많은 이야기와 논란을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비교해 설명했다.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주의자는 낙하산을 만든다'는 말을 예로 들었다.홍 시장은 "비관론은 리스크를 생각하고 대비하게 하므로 낙관론보다 지적인 관점에서 더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게
4.10 총선을 맡았던 부서 속사정을 털어놓자면 총선 다음 날 11일 자 지면 고민이 컸다. '당선자를 못 실을 수 있다'는 가정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수개표 도입으로 개표 완료시간이 11일 새벽일 수 있고, 경남 선거구 여러 곳에서 거대 양당은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기사 송고-편집-인쇄-배달을 고려했을 때 11일 0시가 신문 제작 한계였다.그런데 기우였다. 그동안 조사 결과와 다르게 윤곽은 곧 드러났다. 11일 자 총선 지면에는 경남 전체 16개 선거구 중 경합인 3곳을 제외하고 당선자가 실렸다. 경남·부산
지리산을 끼고 있는 산청군과 함양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에 케이블카 건설 바람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승인 이후 여러 지자체가 앞다투어 사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케이블카 건설 사업을 두고 지자체들은 마치 치킨게임을 방불케 하는 혼란스러운 잡음을 만들고 있다. 환경부는 2012년에 구례·남원·산청·함양의 지리산권역 4개 지자체가 추진한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이미 부결했다. 경남도가 2016년과 2017년에 추진한 케이블카 사업과 함께 구례군이 2022년 추진한 케이블카 사업을 이미 반려한 바 있다.